* 오늘부로 마륵동 다스브로트는 영업을 종료한다고 합니다. 글을 다 쓰고 나서 알게 되어서 작성한 게 아쉬운 마음에 올리니까 정보가 궁금하셨던 분들은 읽지 않으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여긴 먹으러 가고싶고 카테고리에 들어가기엔 좀 애매한 곳이다. 이번 연도 내 생일 케이크를 여기서 했기 때문이다.
케이크도 빵도 너무 맛있고 카페도 예쁘게 되어 있는 것 같아서 꼭 한 번 가보리라 결심했는데 23년이 다 지나갔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이렇게 포스팅한다. (내 케이크 픽업은 언니가 해서 나는 가보지 못했다.)
김대중컨벤션센터 주변에 핫한 카페가 많은데 그 쪽 근방에 위치한 것 같다.
다스브로트에서 내 생일 케이크를 한 이유는 이곳이 비건 베이킹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요새 들어 유기농, 비건, 글루텐프리 등에 관심이 많은데 광주에도 비건 베이킹 하는 곳이 있다니! 게다가 글루텐 프리다. 치즈케이크 글루텐프리 인 곳은 꽤 봤어도 일반 케이크가 글루텐프리 인 곳은 처음 봤다.
또 내가 좋아하는 흑임자... 흑임자 콩고물 범벅된 비주얼이라니... 이건 안 먹어볼수가 없었다.
이게 웬 시루떡이냐 싶은 비주얼인데 뭐 동양 잔칫날에 떡, 서양 잔칫날에 케이크 아니겠는가. 난 둘 다 좋아하니 오히려 좋아다. 이거다.
'흑임자시트 위에 인절미콩크림과 흑임자크림이 들어가 고소한 풍미의 케이크'라고 다스브로트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설명되어 있다.
나는 디저트를 뭐든지 얼려먹는 것을 좋아하는데(그래야 덜 달아지고 내 취향의 식감이 나온다.) 이 케이크도 실온에서, 그리고 냉동으로도 먹어봤다.
먼저 실온에서 먹어봤을 때는 솔직히 조금 느끼했다. 동물성 생크림이 아니고 콩크림과 흑임자크림이어서였을까. 약간 포슬하지만 부드러운 시트와 크림의 조화가 낯설게 느껴졌다.
그리고 정말 정말 안달다! 이렇게 안 단 케이크가 존재하다니 싶을 정도로 안 달았다. 그래서 재료 본연의 맛이 더 잘 느껴지는 듯해서 느끼하다는 생각이 더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리뷰를 보면 별로구나 싶을 수 있지만 이 케이크의 진가는 얼먹에 있다. 소분해서 냉동고에 잘 넣어두고 다음 날 꺼내서 먹었는데 이게 웬걸, 어제 먹었던 그 케이크가 아니다. 느끼함은 온데간데없고 흑임자와 콩크림의 고소한 맛만 남았다. 시트의 식감도 케이크보다는 떡에 가까웠는데 조금 차갑고 입 안에서 포슬포슬 살아있는 흑임자 설기를 먹는 느낌이었고 당도도 안 달다 보니 아주 딱이었다.
다스브로트는 케이크를 3종류만 판매하는데 베리쇼콜라,쑥소이 케이크 그리고 내가 먹은 흑임자 케이크가 있다. 다음에는 쑥소이 케이크를 먹어봐야지 점찍어놓은 상태다.
그리고 여기는 빵도 잘한다. 케이크는 미리 예약을 해두고 배민으로 포장 주문까지 하려고 오픈 시간만 기다렸는데 잠깐 한눈 판 사이에 진도 참쑥 쌀식빵이 품절이 됐다. 아쉬움 가득한 채로 쑥소보로빵, 에스프레소마들렌, 코코넛크림빵을 주문했다. 사진엔 안 보이지만 모닝빵도 주문했다. 그런데 서비스로 진도 참쑥 쌀식빵과 흑임자 마들렌이 함께 왔다. 럭키.
진도 참쑥 쌀식빵 별표. 무조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여기 가면 이건 꼭 사 와야 한다. 쑥향이 미쳤고 쌀식빵이라는데 밀가루빵보다 더 보드라운데요 사장님...? 품절이 왜 이렇게 빨랐는지 납득이 바로 돼버렸다. 그리고 모닝빵도! 엄청 담백하고 6개 들어있는데 앉은자리에서 거의 다 먹었다.
참쑥 소보로 빵도 쑥향 강하고 맛있다. 다만, 소보로는 달달한 맛이 조금 강했다. 마들렌은 식감이 조금 특이했는데 쫀득하기보다는 바스러지는 느낌이 강했고 내 입에는 조금 많이 달았다. 아무래도 안 단 빵류를 먹다가 먹어서인지 더 달게 느껴진 듯하다.
그리고 코코넛크림빵. 코코넛 향과 코코넛 과자류를 좋아하니까 당연히 맛있겠거니 하고 주문했는데 내 입에는 조금 느끼했다. 코코넛 우유나 코코넛워터를 크림화해서 먹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여기까지 썼는데 매장이 종료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충격받았다. 아직 못 먹어본 게 많은데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 크다.
비건과 글루텐프리 디저트를 하는 매장이 광주에 많이 생겼으면 하는데 만들어졌어도 폐업을 많이 하는 것 같아서 슬프다. 이전에 수완지구에 생긴 비건빵집도, 운암동에 있던 글루텐프리 케이크를 판매하는 곳도 먹어보지도 못하고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비건빵에는 익숙하지 않아서일까? 먹어보면 일반 빵 못지않게 맛있는데... 아니면 개인사정 때문일 수도 있는 거고. 아쉽지만 다음에 혹시 사장님이 다른 곳에 오픈한다면 꼭 다시 먹어보고 싶다. 그때는 반드시 내가 직접 방문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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