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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고

광주 서구 "베이커리알레"

강의를 들으러 가기 전 잠깐 시간이 비었다. 강의 시작 시간은 오후 6시 끝나는 시간은 8-9시 즈음이다. 딱 저녁 식사 할 시간에 있는 강의라 이때 밥을 안 먹으면  조용한 강의실에서 기괴한 소리를 내는 괴물이 내 배 안에서 깨어날 수 있으므로 얼른 식사를 하러 가기로 했다. 그 와중에 저녁을 대충 때우고 싶지는 않아서 전날 검색에 검색을 거듭해 맛집으로 추정되는 가게를 찾아냈다.

 

광주 서구 "베이커리 알레" 위치

 

 

난 이곳이 지금까지 남구인 줄만 알았다. 서구일 줄이야. 

베이커리 알레는 언덕 위의 하얀집 같은 느낌을 풍기는 가게였다. 야트막한 오르막길 위쪽에 위치해 있었고 화이트톤의 외관이 깔끔해서 인상적이었다. 먹자골목인지 주변에 식당과 카페가 많았다.

 

베이커리 알레를 방문할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인스타그램에 들어가서 꼭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 방문한 시간이 오후 4시쯤이었는데 어째서 남은 빵이 소금빵과 팡도르뿐인 건지. 진열장엔 오늘 하루 팔았던 빵들의 이름표만 남아있고 빵들은 온데간데없었다. 샌드위치, 깜빠뉴, 크로와상 등등 이름만 봐도 맛도리일 게 뻔해서 마음이 아팠지만 남은 빵도 내 다음으로 들어온 사람이 다 가져갈까 봐 얼른 담았다. 소금빵은 주문 후에 5개 남아있었는데 다음 사람이 그마저도 싹 쓸어갔다.

내가 주문한 음식들.

팡도르, 바질크림치즈, 소금빵, 아이스라떼

 

베이커리알레의 소금빵은 약간 모닝빵스러웠다. 소금빵은 한 입 베어 물면 버터가 쫙 퍼지는 맛으로 먹는 것으로 배운 나에게는 약간 아쉬웠지만 담백한 소금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스타일이었다.

 

(참고로 내 인생 소금빵은 상무지구에 있는 브레드세븐 소금빵인데 밑바닥의 버터리함과 씹을 때마다 밀가루가 흩어지는지 버터기름이 흩어지는지 모를 카작카작함에 반해서 브레드세븐 소금빵 이상의 맛은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초점 와이라노 즌쯔... 손금 보여주고 싶은건가.

 

소금빵만 먹기엔 뭔가 아쉬워서 크림치즈를 같이 구매했는데 이 바질크림치즈가 진짜 찐 맛도리다. 바질은 좋아하지만 크림치즈 특유의 꾸덕한 느낌이 싫어 크림치즈를 구입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산거였는데 하... 이거 안 먹으면 어쩔 뻔했나 싶을 정도로 제대로 취향개조 당했다. 

정말 맛있었다. 바질향이 꽤나 강하고 크림치즈는 특유의 산미가 느껴지지 않았다. 바질 좋아한다? 먹어봐야 하고 둘다 좋아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주문해야 한다. 

이건 뭐 소금빵은 거드는 거고 바질크림치즈를 정신없이 푹푹 떠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팡도르. 팡도르는 그냥 식구들이 좋아해서 주문한 것으로 약간 목 막히면서 달달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이다. 나는 이걸 먹으면 옛날 제과점에서 파는 생도넛을 먹는 기분이 든다.

 

광주 풍암동 "베이커리알레 추천"

영업시간: 11am-7pm / 일, 월요일 휴무

 

나 말고도 이용중인 사람들이 있어 매장 사진은 못 찍었다. 테이블은 4개 정도 있고 매장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매장 내부에 화장실도 있고 있을 건 다 갖춘 알찬 곳이다. 일단 사장님이 매장 관리에 진심이신지 자동문으로 열리는 진열대에 빵도 진열해 두시고 화장실도 광이 났다. 빵 포장하는 사람이 주로 많을 것 같기는 하지만 매장에서 커피 한잔과 빵을 먹으면서 여유를 즐겨도 좋을 것 같다.

아. 그리고 베이커리 알레는 유기농밀가루와 천연발효종을 사용해서 빵을 만든다고 한다. 건강한 빵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더더욱 가볼만한 곳이다. 예약은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