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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고

광주 북구 "Low Deep Being Still"(LDB)

 작년 여름 베이글에 한참 미쳤을 때가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빵에 관심 좀 있다 하는 사람들 모두 베이글에 눈이 벌갰는데 서울에 코끼리 베이글, 런던 베이글 뮤지엄, 제주도에 히포베이글 등등 네이버 지도에 추가된 베이글 집이 한 바구니였지만 현실과 타협하고 전남대학교 병원 근처에 Low Deep Being Still(줄여서 LDB)이라도 가보기로 했다.

광주 북구 Low Deep Being Still(LDB) 위치

전대병원 근처 원룸이 많은 곳에 위치해 있다.

 

4시 쯤? 여유롭게 같이 간 언니와 매장 근처 빌라에 주차하고 방문했는데 세상에 베이글이 한 개도 안 남았단다.. 믿을 수가 없어서 다시 되물어 봤는데 머쓱해하시지만 단호한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렇다. 여기라도 가 아니고 여기가 베이글 맛집이었던 거다. 아침 7시에 문을 열기에 오픈런은 할 자신 없고 점심을 안 먹고 온다면 그래도 먹을 수는 있겠지 하는 저자세의 마음가짐으로 고쳐먹고 아쉽게도 발을 돌렸다.

 

그리고 재방문은 빵순이 친구와 같이 하게 되었다. 그때가 오후 12시쯤이었는데 도착해서 보니 이번에는 자리가 없었다. 매장에 테이블이 8개 정도 있는데 내 자리 한 개가 없다니... 여기서 못 먹겠다 싶어서 건너편에 반가사유라는 카페에 가려다 베이글에 미련이 남아 다시 슬금슬금 돌아왔다.. 다행히 가운데 두 명 앉을 수 있는 작은 테이블 자리가 나서 드디어 베이글을 먹어볼 수 있었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들

무화과 베이글, 아이스아메리카노, 아이스 카페라떼

 

 

그때 당시 우리는 점심을 여기서 먹으려고 각자 먼 동네에서 왔기 때문에 몹시 배가 고팠다. 고로 아쉽게도 사진이 이거 한 장뿐이다.. 사진에 찍힌 건 무화과 베이글뿐이지만 잠봉뵈르 베이글(버터, 올리브, 크렌베리 베이글 중 선택인데 나는 버터로 선택했다.), 토마토베이글, 크랜베리 베이글, 피스타치오 크림치즈도 주문했다. 무화과 베이글과 잠봉뵈르는 친구와 나누어 먹고 나머지들은 집에 와서 얼려서 두고두고 먹었다. 품절되어서 못 먹어본 올리브 빼고는 베이글 종류는 다 먹어봤다. 

기본적으로 빵을 정말 잘하는 곳이었다. 잠봉뵈르로 만들어 먹었던 버터 베이글 자체가 담백하면서 아주 고소했고 무화과, 토마토, 크랜베리 베이글 전부 부재료도 실하게 들어있었다. 향만 스치고 지나가는 수준이 아니고 한 개 한 개 정체성이 정확했다. 그리고 빵피가 떡과 빵의 중간 식감으로 쫀득쫀득하고 씹을 때마다 고소한 향이 올라와 정피스타치오 크림치즈도 원물 맛 강하고 달지 않아 베이글에 찰떡으로 잘 어울렸다. 

 

나는 아이스 카페라떼, 친구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담백한 빵엔 역시 라떼가 정말 잘 어울린다. 우유 맛 많이 나는 밍밍한 라떼 아니고 고소하고 진한 라떼여서 우리 집 주변에 이 매장이 있었으면 빵값, 커피값 꽤나 바쳤겠다 싶었다. 우리 집 주변이 아니라 다행이라 할지 아니라 할지 모르겠다. 

 

광주 북구 Low Deep Being Still 추천

영업시간: 7am~6:30pm /토, 일 정기휴무

 

매장이 동구청과 전대병원, 전남대학교 근처라 그런지 일찍 영업을 시작하시는 것 같다. 아침을 못 먹고 출근했거나 눈 뜨자마자 커피 수혈이 필수인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곳이다. 베이글을 전부 먹어보고 싶은 분은 점심 이전에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