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겸 점심 준비가 늦어져서 오후 2시에 첫 끼니를 먹게 됐다. 공복 시간이 18시간 가까이 됐는데 이상하게 배고픔이 아닌 짜증과 조급함이 느껴졌다. 준비한 식사를 맛있게 먹고 입가심으로 과자를 뜯고 한 입 먹었는데 그때 알았다. 배고픔이 안 느껴졌던 것은 이미 끼니 시간이 지나서 고플 대로 고팠던 배가 무뎌져서였던 것을. 그리고 과자의 바삭 소리가 지뢰를 밟은 소리처럼 내 안의 폭식하고 싶은 마음을 건드려 버렸다는 것을 말이다. 그때부터는 뭐. 집 안에 있는 온갖 바삭 거리는 것을 가져와 먹기 시작했다. 입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느라 바빴다. 먹느라, 야. 그만 좀 먹어라 입 밖으로 말하느라.
당연히 먹는게 속도는 더 빨랐고 짧은 순간 칙촉, 그릭요거트아이스크림, 치즈과자 등등 많은 것을 먹었다.
그리고 입의 까끌거림이 느껴질 때 즈음 뱃속에는 작은 틈조차 없게 됐다. 갈비뼈가 들리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앉지도 못하고 배를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나가서 걷기로 했다. 파워워킹으로 배 좀 꺼트리고 커피 마셔야 하니까.
조금 걷다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카페에 도착했다.
광주 하남동 슈네케 위치
주차장은 따로 없는 듯 했는데 주변 빌라 갓길에 주차하는 듯했다.

메뉴판과 디저트

음식도 함께 판매한다. 아쉽지만 쟤네한테 내어줄 (위장에) 자리가 없어서 커피만 마시기로 했다.

요새 베이커리 디스플레이는 쌓아놓는 게 유행인가? 와르르 쏟아 놓은 듯 쌓여 있으니 더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초코식빵이 참 궁금했는데... 저걸 가르면 초코가 좌르륵 쏟아지려나...? 아쉬움을 뒤로할 수밖에 없었다.
카페 내부

이 사진 속 초점은 대체 어디일까? 내 눈에만 TOILET이 선명한 건 아닐 테고 화장실 위치를 알려주고 싶었나 보다. 그런가 보다.

음료를 주문하고 2층에 왔는데 히터가 너무 빵빵해서 공기가 답답했다. 4쌍의 커플들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이 답답한 공기를 그들은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 궁금했다. 사랑의 힘으로 이기는 걸까? 그런 힘이 없는 나는 도저히 못 견디고 1층으로 내려왔다. (2층 소파의 한 좌석에는 과한 애정행각 금지라고 붙어있었다. 공공장소에서 대체 뭘 하길래 저런 게 붙는지 알고 싶지 않은 노릇이다.)

아메리카노는 산미 없는 씁쓸한 맛이었다. 단독으로 먹기엔 조금 쓰지만 디저트와 함께 먹는다면 금상첨화일 듯하다.

카페의 벽면에는 청룡의 해에 걸맞은 청룡 밑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검색해 보니 카페의 바로 옆에 공방이 있는데 양초공예, 유화, 수채화 그리기 등등의 교육을 진행하시는 것 같았다. 해당 공방의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 이전에는 이 자리에 커다란 산타클로스가 그려져 있었고 이제는 청룡으로 탈바꿈 중인 듯했다. 카페도 운영하시면서 공방도 하시다니... 사장님이 금손이시다.
카페를 나가기 전에 공방도 구경하고 가려했는데 깜빡하고 집으로 와버렸다. 이놈의 정신머리. 청룡이 어떻게 완성되는지도 궁금하고 공방도 구경할 겸 다시 한번 들러봐야겠다.
영업시간 11am-8pm (월요일 정기휴무)
1층은 예스키즈존이라 아가들 앉을 수 있는 의자도 있지만 2층은 노키즈존이다.
엘리베이터가 있어서 이용이 편리한 점이 좋았다.
그런데 1층의 음료를 준비하는 곳 한편에 박스가 쌓여있고 사장님께서 그림을 그리느라 물감처럼 보이는 통과 앞치마가 나와있어 조금 정돈이 안된 느낌이 들었다. 공방도 겸하고 있고 그림도 그리고 있으니까 하고 생각하고 보면 이해가 되지만 카페를 들어왔을 때 느껴지는 첫 감상이 어수선한 점이 아쉬웠다.
슈네케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니 딸기 생크림 크로와상, 마들렌, 특이하게도 꽈배기를 판매하실 때도 있었다. 메뉴가 바뀌는 것 같으니 방문하시기 전 참고하고 가면 좋을 것 같다.
https://www.instagram.com/schnecke_cafe
슈네케 인스타그램 링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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