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어느 한 지역을 골라 그 주변 식당과 카페 검색에 미쳐있을 시절에 카페 모링을 발견했다. 백운동 맛집을 검색하게 된 이유는 무등시장에 쑥호떡이 있다는 유튜브 영상을 봤기 때문이었다. 쑥에 호떡? 이건 내 거다. 벼르고 별렀지만 집과 거리가 있다 보니 선뜻 안 나서게 됐다. 그럼 집에서 안 가고 밖에 나갔을 때 가면 되지. 운암동에 들를 일이 있어 나갔다가 겨울이 가기 전에 호떡을 먹어야 할 것 같아 백운동으로 향하는 버스를 급 타게 됐다.
가서 호떡 먹고 시장 구경 좀 한 다음에 뭘 해야 하지? 지도에 저장해 둔 카페 식당 목록을 둘러봤다. 그러던 중 오래전 저장해 둔 갈치 정식을 판매하는 식당과 모링을 발견했다. 이때가 오후 5시, 저녁 먹을 시간이라 갈치가 확 당겼다. 호떡을 위해 버스를 타 놓고 갈치 먹을 생각에 침이 고이다니. 오늘도 나의 동방자인 엄마께 넌지시 물었다. 엄마, 호떡 많이 먹고 싶어요? 아니. 그냥 호떡 먹으러 가자고 예전부터 말했으니까. 우리 갈치 먹으러 갈까요?... 좋지.
호떡 원정대는 갈치 원정대로 이름을 바꿨고 배부르게 식사한 후 커피를 마시기 위해 도보 30분 거리인 모링까지 비를 뚫고 걸었다.
광주 백운동 모링 위치
백운교차로 주변 원룸촌? 에 위치하고 있다.
갈치정식으로 가득 찬 배는 디저트를 받아들일 공간이 없어서 아쉽지만 커피만 마시기로 했다.
우리가 시킨 메뉴
우리는 디카페인으로 시켜서 각 커피당 +1,000원이 더 붙었다.
디카페인 원두는 구수한 군고구마 맛이 강했는데 나는 플랫화이트가 맛있고 엄마께서는 아메리카노가 맛있다고 하셨다.
플랫화이트는 커피에 우유가 소량 들어가 진한 맛이 좋았고 아메리카노는 내 입엔 조금 텁텁했다.
카운터 바로 옆에 혼자 와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밤에 오니까 바 느낌 나고 좋더라.
카페 인테리어에 주로 사용한 색이 녹색과 주황색이었다. 잔도 그렇고. 두 가지 색의 조화가 마음을 평온하게 했다.
사진 상엔 조명이 쨍하게 나왔는데 실제로는 좀 어두운 편이었는데 밖에 비도 오고 운치 있어서 좋았다. 예뻐 보이는 조명.
화장실을 나오면 이렇게 거울이 한 개 더 있다. 셀카 찍기 딱 좋은 구조다.
광주 백운동 모림 총평
영업시간: 화, 수, 목 11am-10pm(9시 30분 라스트 오더) / 주말 10am-8pm(7시 20분 라스트 오더) 월요일 정기휴무
매장이 넓지는 않고 바테이블 빼고 5개의 테이블이 있다. 협소한 공간이지만 내부에 화장실까지 있는 갖출 건 다 갖춘 곳이어서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을 보니 카페 양도 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좋은 카페가 어쩌면 다음에 방문해 보려 했을 때 없어질지도 몰라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아직은 사장님께서 정성 들여 카페 운영을 하시는 것 같으니 가보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더 늦기 전에 가봤으면 좋겠다. 저장해 놓고 없어지는 카페, 재방문 의사가 있었는데 없어지는 곳들이 있는 요새 들어 많은 것 같다. 뜬금없지만 정말 불경기이긴 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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