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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고

담양 담양읍 "정미다방"

커피를 항상 마시는 사람은 하루라도 커피를 거르면 큰일이 나는 줄 안다. 그게 바로 나였는데 특별히 잠을 깨서 해야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커피가 주는 여유를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하루 한 잔은 점심을 먹고 꼭 마셨었다. 점심을 느지막이 먹는 날엔 오후 4시에도 커피를 마셨는데 그렇게 되니 밤에 잠이 안 오더라. 잠을 못 자니 다음날 커피를 더더욱 마시고 싶고. 그런데 마시는 시간은 일어난 시간 때문에 미뤄지니 늦게 마시는 커피 때문에 잠이 안 오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결국 특단의 조치로 커피를 하루 안 마셔봤다. 카페인이 들어오질 않으니 해가 떠 있는 시간 동안 병든 닭처럼 골골거렸지만 잠은 오랜만에 아주 깊게 잘 수 있었다.

커피를 안 마시고 꿀잠을 경험한 후로 자연스럽게 커피를 멀리하게 됐다. 그렇다고 식후에 입안을 깔끔하게 쓸어내려주는 그 느낌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 차 종류를 가까이 하고 있다. 요새 관심이 가는 건 홍차. 특히 밀크티가 너무 맛있는데 집에서도 냉침을 해서 마시고 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밀크티 파우더나 밀크티 음료는 설탕이나 연유를 때려넣어서 당류가 말도 못 하게 높다. 그래서 집에서 만들어 알룰로스를 뿌려 먹는다. 시중에서 파는 맛 특유의 꽉 찬 풍미는 부족하지만 나름대로 만족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담양으로 바람을 쐬러가기로 했다. 차로 유명한 명가은에 가고 싶었지만 하필 커피가 없어서 다른 곳을 열심히 찾아봤다. 엄마와 나는 홍차를 가까이하고 있지만 커피를 하루라도 안 먹으면 난리 나는 언니를 위해 열심히 찾은 카페 정미다방을 가기로 했다. 

 

 

정미소를 개조해서 카페로 만든 정미다방

 

담양 "정미다방" 위치

담양시장 주변에 있다.

 

카페 외관

 

오래된 건물과 주택 사이에 갑자기 세련된 건물 하나가 우뚝 서있다. 외부는 혼자 새 것 그 자체다.

내부. 커플끼리 앉기 좋은 자리.

 

 

정미소 할 때 설치되어있었던 기계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눈으로만 봐달라고 붙어 있더라.

 

정미소 물건 반대편에는 분위기 있게 꾸며져 있다. (포스팅하며 알았는데 저 액자 속에 사진이 혹시 공사하기 전 정미소였을까?)

메뉴판.

 

시그니처 메뉴는 정미다방이라는 닉값을 하듯이 라이스밀크라떼와 누룽지크림라떼다. 하지만 우리는 시그니처를 시키지 않지. 내가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차 메뉴가 다른 카페들보다 다양했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시킨 것들

디카페인 아이스아메리카노(5.5), 디카페인 따뜻한아메리카노(5.5), 아몬드루이보스(6.0)

 

오후 네시쯤 방문했는데 커피를 안 먹으면 하루를 넘기지 못하는 언니는 울며 겨자 먹기로 디카페인 커피를 주문했다. 이 시간에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잔다나. 

 

아메리카노는 적당한 산미에 씁쓸함까지 갖춘 딱 적당한 맛이었다. 

아몬드루이보스는 사실 내가 차 종류를 이제 접하기 시작해서 루이보스를 안 먹어봤기 때문에 비교군이 없다. 그런데 꽤 괜찮았다. 차향이 아몬드향인지 루이보스향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향긋했고 맛도 깔끔했다. 약간 로션을 먹는 기분이 들기는 했는데 이 표현이 맞는지도 사실 아리송하다. 아무튼 꽤 괜찮았던 걸로.

 

 

 

 

사실 이곳에 차만 마시러 간게 아니라 딸기산도를 먹으려고 갔는데 우리 앞에서 떨어졌다고 한다. 아숩...

에그스콘과 휘낭시에도 판매하고 있다.

 

담양 정미다방 추천

영업시간: 11am-7pm(6시 30분 라스트오더) / 목요일 매주 휴무

 

차에만 꽂혀서 다른 음료메뉴는 제대로 안 봐서 몰랐는데 다른 테이블을 보니 쑥라떼, 흑임자라떼 등을 마시더라. 다음에 방문한다면 이 라떼류를 마셔보고 싶다. (흑임자나 쑥 원재료가 전부 국산이라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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