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고 싶고

담양 "퍼프슈"

작년 겨울, 신상 디저트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먹어댈 때였다. 언니가 회사에서 엄청 맛있는 슈를 먹었다며 다음에 한 번 사 먹으러 가자고 호들갑을 떤 적이 있다. 웬만히 맛있는 디저트가 아니라면 한 입 먹고 흠... 하고 내려놓는 언니가 맛있다고 할 정도면 찐이라서 호기심이 생겼다. 그런데 내가 온갖 디저트와 특히 크림이 들어간 빵류를 좋아하는 건 사실이지만, 슈에는 크게 관심이 없는 인간이라 빨리 가보자고 재촉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언니의 재촉으로 퍼프슈를 가게 됐다.

 

담양 퍼프슈 위치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입구 사진이 없는 이유는 사람이 많아서기도 하거니와 우리가 상당히 당황해서 인데, '이 정도로 핫플이라고...?' 싶게 빡세게 꾸미고 온 사람들이 많았다.  카페가 야구장 컨셉이었는데 색감 배치가 파스텔톤과 쨍한 색의 조합으로 꾸며져 있어서  입구에 포토존부터 사람들이 사진을 안 찍는 공간이 없었다. 

빡세게 꾸민 사람들과 알록달록 예쁜 공간에 대충 눈곱만 떼고 모자를 눌러 쓴 우리가 등장했다. 아니 뭐 침투 수준이었다.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 사이로 주문을 위해 걸어갔다. 런웨이 하는 모델을 쳐다보는 관객들처럼 사람들의 시선이 추레한 우리에게로 꽂혔다. 나만 자의식 과잉으로 부끄러워하나 했지만 언니도 같은 시선을 느꼈다고 한다.   

 

 

입구에서 메뉴판까지의 거리는 짧았지만 체감상 정말 길게 느껴졌다. 얼른 포장해서 나가기로 했다.

 

 

지금은 슈를 가르면 어떤 단면이 나오는지도 그림으로 붙여놓으셨으나 내가 갈 때만 해도 가격만 안내되어 있었다. 아마 내가 방문했을 때보다 가격도 오른 것 같다.

 

 

주문을 마치면 깜찍한 진동벨을 주신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얻어낸 슈들과 퍼프크림커피(6.3).

 

우리는 슈와 커피를 받자마자 뒤도 안돌아보고 차로 향했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들

 

플랫화이트에 크림이 올라간 커피라 당연히 양이 적을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한입컷이라고? 가격과 반비례하는 사이즈에 빈정이 약간 상했지만 일단 마셔보기로 했다.

 

 

슈 가게라 그런지 크림이 일단 돌았다. 이건 무조건 동물성 생크림 100%다. 부드럽고 쫀쫀한 크림이 하나도 느끼하지가 않았고 크림만 맛있는 게 아니라 플랫화이트도 제대로 진하고 고소했다. 플랫화이트도 은근히 맛있기가 어려워서 우유맛만 나거나 커피맛만 날 때가 있는데 여긴 아니었다. 크림과 커피와 우유의 조합이 기깔났다.

진짜 꼬라지가 이렇지만 않았어도 한 잔 더 포장해오고 싶었다.

 

바닐라, 마롱, 딸기크림, 딸기바닐라

 

흑임자

 

어째서 단면샷이 없는지 모르겠다. 정말 이성을 잃고 다 먹어치우느라 없는 건가...? 

 

커피를 마시면서 슈는 당연히 맛있을 것이다 예상하긴 했지만 정말로 맛있었다. 크림을 가득 안고 있지만 눅눅해지지 않고 바삭한 슈에 크림이 가득 들어있다. 크림은 내 입맛엔 조금 달달하긴 했지만 이 정도는 달아야 디저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슈 하나하나 원물 맛이 강해서 흑임자는 꼬숩고 바닐라크림도 향과 맛이 강했다. 마냥 달지만은 않고 캐릭터가 확실한 맛이라 좋았다. 딸기바닐라와 딸기크림 안에도 딸기가 가득 들어있어서 더욱 맛있게 먹었다. 

 

담양 퍼프슈 추천

영업시간: 11am-7pm(주말은 8pm까지) / 월요일 휴무

 

슈와 커피가 정말 맛있는 퍼프슈. 슈가 별로라고 생각했던 나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린 맛이었다. 느끼하고 입 안에서 미끌한 맛이 감도는 일반 슈와는 차원이 다른 맛. 크림을 사랑하고 슈를 좋아한다면 퍼프슈를 강력 추천한다. 다음에 방문한다면 조금 멀끔하게 하고 가서 카페 자체를 즐기고 오고 싶다...

'가고 싶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담양 담양읍 "정미다방"  (4) 2024.03.22
광주 수완지구 "그녀의 커피잔" 모음  (2) 2024.03.18
광주 신촌동 "리멤버미"  (1) 2024.03.13
전남 구례 "반야원&플라타너스"  (5) 2024.03.12
광주 백운동 "모링"  (4) 2024.02.25